수지에서 찾은 커피의 성지, 미스틱커피
카페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정말 괜찮은 원두를 사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수지구 죽전과 풍덕천 사이 주택가 골목 안, 소박한 외관 뒤에 숨겨진 진짜 커피 공간, 미스틱커피(Mystic Coffee). 이곳은 단순한 동네 카페가 아니라, ‘원두를 사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로스터리’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직접 미스틱커피를 방문해, 원두를 구매하고 집에서 내려 마신 후기를 진솔하게 남겨봅니다. 개인의 입맛, 향에 대한 반응, 추출 방식에 따른 차이까지 포함해 리뷰해보겠습니다.
공간 소개: 작지만 깊은 매장
수지 풍덕천동 주택가 안쪽 골목에 위치한 미스틱커피는 간판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로스팅 향이 가득합니다. 내부는 작고 조용하며, 2~3명의 손님이 동시에 들어가면 거의 꽉 찬 느낌입니다. 진열대에는 다양한 싱글오리진 원두와 블렌딩 제품들이 한쪽 벽에 가지런히 놓여 있고,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소량씩 진열해 판매합니다.
매장에는 카페 기능도 있지만, 원두 판매에 훨씬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종종 바리스타가 드립을 내려주며 향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어떤 원두가 어떤 추출 방식에 맞는지도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구매한 원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2 내추럴 (200g / 9,100원)
여러 가지를 추천받았지만, 제 개인적인 취향은 과일향이 살아 있는 내추럴 계열이라 예가체프 G2 내추럴을 구매했습니다. 패키지는 질 좋은 지퍼백 타입이며, 로스팅 일자는 3일 전으로 아주 신선한 상태였습니다.
패키지 정보 요약:
- 생산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가공 방식: 내추럴 (Natural Processed)
- 로스팅 포인트: 미디엄 라이트
- 테이스팅 노트: 블루베리, 자두, 라벤더, 은은한 스파이스
집에서의 추출 테스트 (핸드드립)
기구 사용
- 드립퍼: 칼리타 웨이브 155
- 분쇄도: 중간보다 약간 가는 정도 (EK43 기준 7.5)
- 추출 방식: 92도 물, 15g 원두 / 220ml 물 기준
맛과 향의 특징
- 첫 향
봉지를 열자마자 터지는 과일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블루베리, 딸기잼, 그리고 건포도 같은 건과일의 진한 내추럴향이 강하게 납니다. 아주 '신선한' 느낌이 물씬 나며, 오히려 더치나 콜드브루용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 첫 모금
첫 입에 들어오는 산미는 부드럽고 둥근 타입입니다. 날카롭지 않고, 입안을 살짝 맴도는 딸기 계열 산미가 느껴집니다. 산미에 민감한 분들도 괜찮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안정감이 있습니다. - 중반부의 볼륨감
중반으로 갈수록 자두, 살구 같은 스톤프루츠 계열의 무게감 있는 단맛이 올라옵니다. 내추럴 특유의 무게감도 느껴지고, 복합적인 향미 구조가 잘 설계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고급 내추럴 원두 특유의 ‘과일 발효감’이 적절히 제어되어 있어, 과하지 않은 발효미를 지닌 원두였습니다. - 후미(Aftertaste)
라벤더 같은 허브향과 함께, 미세한 다크 초콜릿 뉘앙스가 마지막에 남습니다. 깔끔한 피니시와 함께 입안에 은은하게 남는 잔향이 인상적입니다.
총평: ‘향’에 집중하고 싶은 드립 커피 애호가에게 추천
미스틱커피의 예가체프 G2 내추럴은, ‘깔끔한 과일향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확실한 만족감을 주는 원두입니다. 특히 핸드드립 또는 에어로프레스로 향을 풍부하게 뽑아내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에스프레소보다는 드립, 더치, 콜드브루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장점
- 로스팅 후 3~5일 이내 제품만 판매 → 신선도 확실
- 테이스팅 노트가 거의 일치하는 맛
- 고급 내추럴 원두로서의 정직한 풍미
- 향에 대한 이해가 깊은 로스터의 손길이 느껴짐
- 가격이 매우 착함 (직접 로스팅한 원두 200g이 1만원이 채 안됨)
아쉬운 점
- 매장이 작아 긴 시간 머물기 어려움
- 배달이 되면 좋으련만 이건 내 욕심 → 방문 구매 또는 온라인 구매 가능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Mystic coffee)
다음 구매 예정 원두
다음엔 매장에서 추천받은 케냐 키암부 AA를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강한 구조감과 산뜻한 산미를 선호하는 편이라면 케냐가 맞춤일 듯합니다. 또한 이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콜드브루 베이스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에는 따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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