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클릭률 변화? 그 이면을 의심하라
마케팅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흔히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가 **CTR(Click-Through Rate, 클릭률)**입니다. 광고의 효과성, 콘텐츠의 매력도, 타이밍과 배치의 적절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이 수치에 반영되죠. 하지만 CTR의 변화가 언제나 ‘의미 있는 원인’에 기반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데이터 해석에서 큰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마케팅 실무자와 데이터 분석가가 자주 놓치는 한 가지 함정, 바로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의 위험성과 그 흔적을 CTR 분석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다중공선성이란 무엇인가?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은 독립 변수 간 상관관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회귀분석에서 예측 변수들이 서로 유사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모델이 각 변수의 독립적인 영향을 분리하기 어려워져 해석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광고 효과를 분석할 때, 다음과 같은 변수를 사용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 A: 광고의 노출 수
- B: 광고의 도달률
- C: 사용자의 클릭 수
- D: 광고의 배너 크기
- E: 시간대별 예산 분배
이 중 A와 B는 실제로 매우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기 쉽습니다. 도달률이 높으면 자연히 노출 수가 많아지며, 둘 다 CTR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이들을 함께 회귀분석에 넣게 되면, 모델이 혼란을 일으키고 각 변수의 영향력을 왜곡된 형태로 산출할 수 있습니다.
CTR 분석에서 다중공선성이 나타나는 순간들
CTR 분석에서 다중공선성은 주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1. 예측 성능은 높은데 변수의 유의성이 낮은 경우
회귀 모델의 $R^2$ 수치는 0.85 이상으로 매우 높지만, 개별 변수들의 p-value가 모두 0.1 이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경우. 이 경우 변수들끼리 강한 상관관계로 인해 개별 영향력을 분리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2. CTR 변동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
캠페인을 여러 개 설정하고 A/B 테스팅을 진행했는데, CTR이 오르긴 했지만 정확히 무엇 때문에 상승했는지 분간할 수 없을 때도 다중공선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3. 모델의 계수가 직관과 반대되는 경우
배너 크기가 커질수록 클릭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직관과는 달리, 회귀분석 결과에서는 부정적인 계수가 나오는 경우. 이는 다른 변수(예: 고해상도 이미지 사용 여부, 배너 위치 등)와의 중복된 영향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다중공선성 진단을 위한 실무적 방법
다중공선성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몇 가지 실무적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관행렬 시각화
변수 간 상관계수를 히트맵으로 시각화하면 쉽게 다중공선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r| > 0.8$ 이상의 경우 경계가 필요합니다.
2. VIF (Variance Inflation Factor) 계산
다중공선성 여부를 수치로 판단할 수 있는 대표 지표입니다.
$VIF > 5$ 이상이면 주의가 필요하고, $VIF > 10$은 상당한 다중공선성을 의미합니다.
3. 주성분 분석(PCA) 활용
모든 변수의 영향력을 주성분 형태로 축소시켜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변수 간 중복 정보를 줄이고 설명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4. Stepwise Regression
자동으로 변수를 선택/제외하면서 모델의 적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다중공선성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CTR 데이터에 대한 실험적 접근 예시
실험 배경
한 디지털 캠페인에서 다양한 배너 크기와 문구, 시간대, 예산 비율을 조절하면서 50여 개의 광고 조합을 실험했습니다. 캠페인 종료 후 CTR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일부 변수들이 높은 상관성을 보이며 모델의 해석이 모호해졌습니다.
데이터 예시 (가상의 값)
변수명 설명
Exposure | 광고 노출 수 |
---|---|
Reach | 광고 도달 인원 수 |
Clicks | 클릭 수 |
Budget_Per_Hour | 시간당 예산 비율 |
Banner_Size | 배너 크기 (픽셀) |
Time_of_Day | 광고 송출 시간대 구분 |
상관행렬과 VIF 계산 결과, **Exposure와 Reach, Clicks는 서로 높은 상관관계(VIF > 12)**를 보였으며, Time_of_Day와 Budget_Per_Hour 간에도 $r = 0.76$으로 높은 유사성이 나타났습니다.
실험 결과 해석
초기 회귀 분석 결과에서는 Banner_Size가 클릭률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중공선성을 제거한 후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변수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다중공선성으로 인해 변수 간 왜곡된 관계가 발생했음을 의미합니다.
마케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다중공선성의 진실
CTR 데이터를 분석할 때 단순히 모델의 정확도($R^2$)에만 의존하면, 잘못된 인사이트를 도출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광고처럼 여러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환경에서는 각 변수의 독립성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CTR 분석 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유지해보세요:
- 변수 간 상관성 진단을 먼저 수행하라
- 의미 있는 인사이트 도출을 위해 변수를 선별적으로 제거하거나 결합하라
- 실험 설계 시, 하나의 요소만 변경하는 정제된 A/B 테스트를 운영하라
- 데이터 정규화를 통해 변수 스케일을 통일하라
결론 – CTR 분석의 진짜 적은 ‘과잉 변수’
CTR은 광고 성과를 진단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지표입니다. 하지만 다중공선성이라는 통계적 함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숫자에 속고 방향을 잘못 설정할 수 있습니다.
진짜 마케터는 숫자의 변화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숫자 뒤에 숨은 구조적 진실까지 꿰뚫어보는 사람입니다. 클릭률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만 보지 말고, 그 변화에 관여한 변수들의 독립성과 상관성을 함께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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